작성일 : 2025.11.06 04:57 수정일 : 2025.11.06 05:02 작성자 : 한장완 (asia0098@naver.com)
그동안 충남은 대한민국 전력의 절반을 소비하는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느라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29기를 떠안으며 온실가스 배출 전국 1위, 대기오염물질 배출 전국 2위 등 온갖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

충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했지만 이 전기를 소비하기 위해 기업이 입주하는 경우는 없었다. 석탄화력이 입주한 당진, 태안, 보령, 서천 등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충남은 수천개의 송전철탑이 지역 곳곳에 박혀야 했다.
이러한 전기의 ‘역외유출’은 2021년 기준 전력자급률 당진 450%, 보령 2,954%, 태안 4,890% 라는 믿기 어려운 수치로 증명됐다.
당진은 그나마 대규모 제철소가 입주했기 때문에 이 정도이지만 생산한 전력을 소비할 기업 하나 입주하지 않은 보령과 태안은 피땀 흘려 생산한 전기를 지역 곳곳에 박힌 송전철탑을 통해 고스란히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에 보내야 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충남에 대한 일방적 수탈은 이것으로도 부족했던가.
정부는 또다시 호남의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의 용인 국가 반도체 산업단지에 보내겠다며 충남 전역에 송전철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 송변전 설비계획에 따르면 새만금-청양-고덕 노선과 새만금-신서산 노선, 군산-북천안-신기흥 노선, 신정읍-신계룡-북천안 노선, 신임실-신계룡 노선의 345kV 송전선로가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전북에서 시작되는 5개 노선의 송전선로를 충남으로 모아 수도권으로 보내는 노선을 설계하다 보니 충남의 15개 시군 중 태안과 당진을 제외한 13개 시군이 사업대상지가 될 처지이다.
충남이 생산하지도, 소비하지도 않는 전기를 단지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되면서 중간에 낀 충남은 애꿎게 피해만 입게 됐다.
지금처럼 재생에너지 생산은 지방에서, 전력 소비는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방식은 에너지정의에 부합하지 않으며 지역 간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장거리 송전 방식은 주민 반발을 불러일으켜 각종 민원으로 사업 기간과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요기업에 대한 전력공급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풀어 기업을 입주시킨 후 필요한 전기를 석탄화력이 밀집한 충남, 강원이나 재생에너지가 집중된 호남에서 끌어오는 전력체계는 수많은 송전선로 건설을 위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불러일으키는 폭력적 방식이다.
언제까지 전력의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을 분리하고 장거리 송전을 통해 지역을 수도권의 전력 식민지로 삼을 것인가.
이와 같은 송전선로는 필연적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며 전자파와 소음 피해, 지가하락 등으로 주민피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또한 건설비와 주민민원으로 인한 비용 상승과 함께 장거리 송전으로 인한 전력손실도 막대하다.
따라서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하는 지역을 분리시킬 것이 아니라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원칙에 따라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에 수요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전력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전력을 생산하는 지역에 수요 기업을 유치한다면 송전선로 건설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용인 국가 반도체 산단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충남 13개 시군에 송전철탑 건설을 강행한다면 현 정부의 ‘5극3특’ 균형발전 정책은 좌초되고 수도권 ‘1극’의 국가 불균형 체제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충남을 거쳐 용인 국가반도체 산단에 보내려는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국가반도체 산단을 전력 생산지로 이전해야 한다. 아직 기업입주 전이므로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만 되면 충남에 송전철탑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
이와 같은 충남도민의 고통을 헤아려 충남도와 도의회는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충남도는 말뿐이 아닌 더 적극적인 활동으로 정부를 설득해야 하며 도의회는 반대 결의와 함께 관련 특위 건설 등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충남의 고통을 가중하는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건설을 기필코 저지하기 위해 오늘 충남의 20여개 시민환경단체 및 정당은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의 건설을 공식 선언하는 바이다.
오늘 출범하는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는 충남의 전력 식민지화를 거부하며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건설을 백지화하고 용인 국가반도체 산단을 전력 생산지역으로 이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하며 후손에게 떳떳한 어른이 되도록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5. 11. 6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 (준)
충남환경운동연합,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익법률센터 농본, 공주농민회,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기후위기 보령행동, 논산민주단체연합, 마곡천생태보전위원회, 부여환경연대,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천 미세먼지 고압 송전선로 피해 대책위원회, 송전(탑)선로 금산군 경유 대책위원회, 예산군농민회,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 청양시민연대, 햇빛학교, 홍성YMCA, 진보당 충남도당, 정의당 충남도당, 노동당 충남도당, 충남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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